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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OSK TRAINING CENTRE 키오스크 트레이닝 센터

2024. 3. 15. - 12. 21.

참여 작가: 김동찬, 김윤호, 발레리 티 리, 전보경, 최지목, 한솔
참여 평론가: 김남수, 오정은
프로젝트 기획: 김도플, 오윤영 (위버멘쉬 프로젝트)
전시 서문: 오윤영
디자인: 오윤영, 최경호
소프트웨어 개발자: 박진희
인터뷰 및 번역: 최수현
협력: 홍티예술촌, 홍티아트센터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 창작산실

도록 다운로드 링크
https://drive.google.com/file/d/1H3ufRMwA7sFSuZckLKvhBQURWyGPz8tY/view?usp=drive_link

기획초대전_김윤호《뻥이요~》
https://www.over-man.com/exhibition/2024.-5.18---6.2

상반기 레지던시 결과보고전_김동찬《뒤에 놓인 바퀴》
https://www.over-man.com/exhibition/2024.6.15---6.29

기획전_전보경, 최지목, 한솔《키오스크 트레이닝 센터》
https://www.over-man.com/exhibition/2024.7.17-7.31

하반기 레지던시 결과보고전_발레리 티 리《길들여진 9개의 꼬리와 이야기들》
https://www.over-man.com/exhibition/2024.12.7---12.21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어르신들의 오랜 습관 속에서 현대 자본주의와 국가 경제 시스템이 내어주는 약간의 빈틈 아래 미약하게나마 서로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등가교환이라는 교환 가치적 삶의 연속 안에서 증여 가치적인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 일본의 철학자인 나카자와 신이치는 증여 가치야말로 우리 사회에 사랑을 다시 회복하는 방법론이라 이야기했다. 그러나 전 세계가 직면한 병리학적 문제와 더불어 인건비 절감을 위한 상점주의 무인 결제 시스템(키오스크)의 도입은, 기계가 인류의 직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우려의 시간이 무색할 만큼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지역 사회 속 소규모 공동체의 상호 소통 시스템에 균열을 일으켰다고 판단된다.

키오스크 트레이닝 센터는 자본주의적 선택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이 불가역적이라는 가정하에 노령화 지역에서의 디지털 디바이드 및 소외에 대한 예술적 대응 방법이 어떠한 방식으로 지역민과 함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실험하고자 한다. 또한 지능형 기술 발전에 따른 노동과 예술의 관계를 드러내는 작품 보기 및 체험의 새로운 형식 탐구와 함께 예술적 개입을 통한 디지털 매체와 고령인구 간의 관계 회복이 가능한지 작품 제시 방법론을 통해 고민한다. 과학 기술 발전이 지리적, 사회적, 문화적 경계와 상관없이 아무 장소에서, 아무 시점에서 수용될 수 있다면, 우리 삶에 대한 은유와 범주의 접근으로 예술 작품은 어떻게 제작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탐색이라고 생각한다.

본 프로젝트는 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역 작가 초대 개인전 및 기획 단체전으로 진행되었다. 키오스크 트레이닝 센터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는 부산의 고령화 지역이자 스페이스 위버멘쉬가 위치한 부산 사하구 및 다대동 일대 지역이 당면한 시대적 문제(인구 소멸, 저출산, 디지털 소외 등)와 기술 발전의 관계에 대한 현장 리서치, 연구 발표 또는 작품 제작 가능한 국내 작가 2명을 모집하였다.

상반기 작가로 선정된 김동찬 작가는 동력과 방향성의 최소 단위인 자전거 두 개의 바퀴를 통해 하나의 공통 중심이 아닌 여러 중심이 가능한 개인이 도래하기 좋은 환경을 꿈꾸며, 레이더 기술과 기능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모험을 제시한다. 김동찬 작가의 결과보고전 ≪뒤에 놓인 바퀴 rear wheel≫는 스페이스 위버멘쉬에서 3개월간 거주하며 이륜차를 타고 자신과 그 주변을 감각한 결과물이었다. 전시가 시작되는 2024년 6월 15일에는 토크 「센터링」이 진행되었다. 센터링은 축구 용어로 앞으로 나갈 위치를 확보하며 드리블하던 공을 중앙으로 패스한다는 의미다. 전반 45분-하프타임-후반 45분-연장전 순서로 평론가 김남수와 작가 김동찬이 '에시앙과 알바' 듀오로 참전한다. 바퀴 없는 종이 장갑차는 PT 기계 장치로 기능하여 이야기를 주변에 발사한다. 이는 전시장 내 TV와 온라인에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작가와 방문자의 흔적은 수집된 소리와 영상들이 재생되는 전시장에 남는다. 전시가 끝나면 물건들은 집으로 돌아가며 장갑차는 분해되어 환원된다. 과거와 현재, 우연한 반응들이 조화로운 형태로 섞여 새로운 동력과 방향성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실험이다.

하반기 선정작가인 발레리 티 리 Valerie Tee Lee는 사회적 통합의 중요성을 비선형적 방식으로 연구하고 재조명한다. 이주와 이동, 변혁 그리고 물질적 기억의 저장소라는 개념을 통해 바다라는 초국가적 공간을 여행하는 해조류를 관찰하고 그 특성과 얽힌 서사들을 주목하고 있다. 밀랍 서판과 바이오 플라스틱과 같은 시각언어를 통해 비-인간 세계와의 물리적 엮임을 포착하며 기록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발레리 티 리의 결과보고전 ≪길들여진 9개의 꼬리와 이야기들≫에서는 밀랍, 도꼬마리, 비단, 바이오 플라스틱 등 순화(馴化)와 재생의 경계에 놓인 물질에 주목하여, 범우주적 연결 가능성을 고찰하였다. 작가는 부산을 자연물과 인공물이 공존하여 새로운 자연을 일궈낸 곳, 바다를 통한 초국적 이주와 이동의 역사를 지닌 곳으로 바라봤다. 기존 작업에서 사용한 꿀벌 밀랍, 누에 비단 등 인간과 함께해 온 순화종 및 우뭇가사리 같은 자생종과 함께 그물, 양파망 등 자연에 공존하는 인공물을 새롭게 사용했다. 이분법적 사고와 경계 짓기는 제국주의와 차별의 역사를 낳았고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작가는 공존과 연대의 가능성을 함께 모색해 보고자 한다.

기획초대전에 참여한 김윤호 작가는 ≪뻥이요~≫전시를 진행하였다. 뻥튀기 아저씨가 뻥튀기를 터뜨리기 직전에 외치는 신호이자 허구 또는 구멍이 뚫어진 모양 등의 다의적 해석이 가능한 전시 제목 《뻥이요~》는 영화와 여러 대중 매체에 괴수로 등장하는 고질라(Godzilla)가 갈수록 높아지고 거대해 지는 도시의 빌딩 크기에 대항하기 위해 점점 커진다는 설정에서 기인한다. 도시와 괴수, 서로의 몸집 불리기가 마치 요즘 사람들의 '나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드러냄과 닮았다고 생각한 작가는 크고 강해지는 것에 대한 욕망을 벗어나 무아(無我)의 경지, 진정한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끝이 없는 양 비눗방울을 쏟아내는 기계와 뱀과 곤충의 허물, 불어 터진 공룡 장난감과 개구리 알, 떨어질 것 같이 위태위태하거나 요가 하듯 몸을 최대로 굽힌 포켓몬스터 그리고 커다란 경계 안에 들어간 듯한 괴수의 피규어들을 통해 영원히 변하지 않는 존재는 없기에 존재 스스로의 참모습을 바라보고 마음의 평화를 찾기를 제안한다. 《뻥이요~》는 가벼운 숨을 쉬길 바라는, 알을 깨고 나와 여백을 즐기길 바라는 무경계의 무대이다.

기획전 ≪키오스크 트레이닝 센터≫에는 전보경, 최지목, 한솔 작가가 참여하였다. 전시장에는 매장을 모방한 테이블과 키오스크 기기를 설치하고 벽면에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이미지를 부착하였다. 기기에 설치된 무인 결제 시스템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협업하여 만든 장치이다. 예술 감상이 허용하는 여유 속에서 화면을 직접 만져보고 가상으로 결제해 보며 작가와 자신의 서명이 함께 담긴 영수증을 받아볼 수 있다. 예술적 바라보기가 세대 간, 예술과 관람자, 기술과 인간 사이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좁혀볼 수 있을지에 대한 실험이다. 현실과 가상에 발을 걸친 전시장에서는 자신의 속도에 맞춰 유희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 납작한 키오스크 표면 아래 겹겹이 쌓인 레이어들은 작가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자 웅크린 잠재성이다.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느끼며 예술 및 지역 문제를 다루고, 기술과 신체의 관계를 조망하는 작가들의 작업을 키오스크에서 감상하도록 기획하였다. 전보경은 환경 안에서 신체가 세계를 감각하는 방식의 변화를 탐구한다. 최지목은 보는 방식과 인식,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를 탐구한다. 한솔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관찰하고 수집하여 주로 영상 매체를 이용해 묶어낸다. 시간성과 물질성, 시대상과 개인의 태도 등을 다루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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