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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Space Breeding Residency Project

2022.12.12 - 12.26

작가: 남희승, 정윤선, 제인 프란시스 던롭
주관: 부산문화재단
기획: 위버멘쉬 프로젝트&523쿤스트독

Artist: Nam Hee-seung, Jung Yun-sun, Jane Frances Dunlop
HOST: Busan Cultural Foundation
CURATOR: Ubermensch Project&523Kunst Doc

기존의 전시공간이 가지는 병리학적 문제로 많은 전시와 아트 프로젝트는 나름의 유토피아를 찾아 온라인 가상공간으로 대피하였다. 그에 대한 결과로 온라인 전시공간은 마치 실제 공간의 확장적 개념인 듯 다뤄졌다. 예를 들어, 보통 온라인 전시에서의 예술작품은 촬영된 이미지가 되어서 "이차 정보 Secondary Information" 로써 하나의 아카이브 형식으로 제시되거나, 여유가 있는 경우 공간 3D 촬영 및 모델링을 통해 마치 실제 공간에서 전시를 체험하는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가상 공간의 고유한 논리와 지리학의 새로운 맥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 판단된다. 우리는 가상공간이 실제를 도와주는 존재 로서의 위치가 아닌 하나의 다른 장소성으로 존재한다고 믿는다. 즉, 기존의 전시와 레지던시의 지리적 위치성에서 벗어난, 물질적이 아니라고 해서 덜 실제적인 것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디지털 생태계적 장소에서의 새로운 작가 거주 방법론과 작가 소통 방식, 작품 제작의 접근론, 예술과 작품으로서의 가치 그리고 관객의 작품 보기의 새로운 형식은 어떻게 제시될 수 있는지 질문하고자 한다.

『2022 공간 번식 레지던시 프로젝트』는 실제와 가상의 대립에서 벗어나 가상공간의 '자연적'이며 지리학적인 공간에 적응하기 위한 실험의 장이며, 레지던시 참여 예술가에게는 자신의 물리적 실존에서 정보의 공간적 구조 속으로 침투하여 예술작품의 범주를 확장하는 기회가 되고자 한다. 예술가이자 기획자이며 역사학자였던 세스 시에겔라웁(Seth Siegelaub)의 'Studio International Xerox Book'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디지털 거주와 유비쿼터스(Ubiquitous) 적 전시 공간에 대한 실험을 국제적 공모를 통해 선정된 한국의 남희승, 정윤선 그리고 영국에서 활동 중인 제인 프란시스 던롭(Jane Frances Dunlop) 총 3명의 국내외 참여 작가와 함께 진행하였다.

참여 작가들에게 소프트 포커스(Soft Focus) 사이트에 귀속된 각각의 웹페이지를 제공하여 그 안에서 매일매일의 개별적 작업 진행을 요구하였다. 그림판 및 JPG 파일 업로드, 낙서장, 녹음 기능과 동영상 파일 업로드 등의 기능이 제공된 웹 페이지는 작가의 작업실, 에스키스, 작업 과정, 작품 그 자체가 되며 또한 스스로 실제의 오픈 스튜디오 역할을 한다. 작가는 인터넷이 연결된 곳 어디든지 본인의 작업실이 되며 이는 디지털 시각 문화 속 삶과 예술 사이 경계의 모호함에 대한 가시적 재현이자 관계의 동시성으로 이해되는 온·오프라인의 하이브리드적 공간 실험이다. 더불어,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되는 작가의 웹페이지 바라보기는 사이버스페이스 지각 방식의 은유이자 디지털 이미지의 미적 대상화로서의 시도이다.

지구를 기반으로 하는 제한적 항해*와 공간성과 달리 온라인의 공간은 지속적인 사용자의 개입으로 무한히 성장하고 확장해간다. 바꿔 말하면 실물의 예술작품이 가지는 역사적이고 실체적인 시장가치 및 논리 안에서의 한계와 달리 가상세계에 존재하는 상품으로써의 예술작품(NFT 등)은 작품 공동구매와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 시장을 바탕으로 급속도로 성장하며 실물로서의 작품보다는 이미지 소유권에 많은 권리를 내어주고 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레지던시 참여 예술가들의 결과보고전으로 웹 페이지 전시를 523쿤스트독에서 진행하고자 한다. 각각의 작가가 4개월 동안 활동한 웹페이지 작업은 실물로서 최소한의 미디어 재현인 전체 웹 페이지 프린팅을 통해 전시장에 디스플레이 될 것이며 이와 별개로 전시장에 관객이 들고 갈 수 있는 포스터 사이즈의 웹 페이지 프린팅이 전시장에 배치된다. 이것은 예술작품이 실물로써 필요한 것이긴 한 것인지, 단지 디지털 예술 시장에서 예술이 상징성만 남아 있다면 작품의 실체는 없어도 예술의 자본화는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한 질문으로써의 프로젝트 기획 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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